AI in pop-culture
인공지능 커플 매니저가 나온다면?
2018/06/22 by 이수경

영화 | 더랍스터

드라마 | 블랙미러 ‘시스템의 연인"

이슈 | 인공지능 기반 매칭 앱 ‘버니 AI’과 데이팅 앱 ‘틴더"


영화 <더 랍스터(The Lobster)>는 가까운 미래, 커플만 살 수 있는 한 도시를 배경으로 한다. 솔로가 된 사람들은 커플 메이킹 호텔로 강제 이송된다. 사람들은 호텔에 머물며 자신과 ‘공통점’을 가진 짝을 찾아야 한다. 시도 때도 없이 코피를 흘리는 여자와 짝을 이루려는 남자는 자신의 머리를 가격해 인위적으로 코피를 흘리는 모습을 연출한다. 남자 주인공 또한 피를 흘려가며 죽어가는 사람을 상대로 냉소를 날리며 냉혈한 여자의 환심을 사고자 한다. 사람들이 누군가와 짝이 되려고 갖은 수를 쓰는 이유가 있다. 45일 내로 자신의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이 되기 때문이다.

[ 그림 1 ] 영화 더 랍스터에서 코피를 흘리는 공통점을 가진 두 사람이 커플임을 공표하는 장면

이 작품은 솔로 남녀가 넘쳐나도 내 짝을 찾기 어려운 시대를 풍자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이성을 만날 기회마저 줄어든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나 만나고 싶지 않은 게 사람의 심리다. 상대방의 외모나 스펙, 혹은 ‘공통의 관심사’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에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많아진 이유다.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15% 이상이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를 이용했다. 18~24세 연령층이 데이트 앱을 사용하는 비중은 2013년 10%에서 2016년 27%로, 3배나 증가했다.

도서 <짝찾기 경제학>을 집필한 미국의 경제학자 폴 오이어(Paul Oyer)는 짝을 찾느라 발생하는 기회비용을 현저히 줄이는 데 있어서 온라인 데이트가 큰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온라인에 공개된 사진이나 신상정보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이상형을 찾고 이들에게 간단하게 메시지를 보내기가 쉽다. 이는 짝을 찾는 데 들이는 시간적, 경제적 비용 부담이 적으면서도 새로운 사람을 무제한으로 만날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해준다. 이제는 연애 상담 칼럼을 읽거나 데이트 경험이 풍부한 친구에게 조언을 구하며 새로운 만남을 고대하지 않아도 된다. 말 그대로 데이팅 앱을 내려받기만 하면 언제든지 새로운 인연을 만날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시대다.


온라인 데이팅에서 짝을 찾는 2가지 방법

오늘날 데이팅 서비스는 크게 2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바로 설문조사 기반이다. 이하모니(eHarmony), 매치(Match), 오케이큐비드(OkCupid)와 같은 사이트는 객관적 성격평가나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주관식 평가를 통해 사용자에게 적합한 짝을 찾아준다. 이런 방식은 사용자로부터 매칭에 필요한 정보를 직접 취득한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문제는 모든 항목에 응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허위로 응답할 가능성도 크다. 한 연구 결과,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에서 남자 대부분은 자신의 키와 수입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 즉, 남성의 키는 실제보다 7cm 정도 작고, 수입은 20% 정도 더 적다. 한편, 여성들은 몸무게와 나이를 속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틴더(Tinder), 범블(Bumble), 힌지(Hinge)와 같은 서비스는 이런 설문조사 항목을 과감히 없앴다. 대신 소셜 미디어 계정을 연결해 누군가를 더욱 더 정확하게 판단하는 장치를 도입했다. 대표적으로 틴더에서는 사용자가 좋아하는 스포티파이(Spotify) 아티스트나 페이스북 페이지,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을 함께 볼 수 있다. 사용자가 설정한 거리나 연령대에 속하는 사람은 모조리 보여주되, 사진과 프로필 정보를 보고 사용자가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버몬트 대학교(University of Vermont)의 크리스 댄포스(Chris Danforth) 교수는 “설문조사 응답 결과지보다는 페이스북에서의 좋아요 활동이 누군가와 잘 어울리지를 예측하는 데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사람들은 자신이 인지하는 것보다 자신에 대한 많은 정보를 트위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통해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누군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만 분석해도 그 사람의 성격을 유추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런 소셜활동에서 보이는 일부 과격한 행동을 분석해 성차별자, 인종차별자 등을 미리 걸러낼 수도 있음은 물론이다.

설문조사가 메인인 데이팅 서비스들도 소셜미디어에 기반한 평가 방식을 속속들이 도입하고 있다. 허위 답변을 가려내는 데 있어서 ‘데이터’만한 게 없다고 판단한 셈이다. 장시간에 걸쳐 축적해야 하는 만큼, 속이기도 힘들다. 예를 들어, 오케이큐피드는 “운동을 많이 하는 편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을 요구한다면, 밋미아웃사이드(MeetMeOutside)는 핏빗(Fitbit) 계정 연동을 요구한다. 핏빗에서 측정된 걸음 수를 보는 것만으로도 단번에 상대방이 얼마나 활동적인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다. GPS나 포스퀘어(Foresquare)를 통해 상대방의 활동성을 추론해볼 수 있다.

더 정확한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데이트 앱에서 이런 데이트를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다. 이처럼 앞으로의 미래에는 사용자의 소셜미디어 활동을 통해 누군가의 개성과 라이프스타일을 추론하는 게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이 완벽한 짝을 찾아준다면?

서로에게 호감을 느낄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연결하는 데 있어서 인공지능의 잠재력은 가히 폭발적이다. 인간의 후험적인 지식(a posteriori knowledge)에 의거해 매칭을 하다보면 자칫 놓치거나 인식하지 못하는 패턴이 있기 마련이다. 댄포스 교수는 “알고리듬은 사용자가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수백 만명의 다른 사람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순식간에 분석해낸다”며 “여기에는 정량화하기 어려운 타인의 피드를 분석해 상대를 파악하려는 본능이 있는데, 이는 인간이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비선형 조합으로 점철된 다른 차원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데이팅닷에이아이(dating.ai) 또한 인공지능 기반 이상형(특히 얼굴) 검색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기존 데이팅 서비스는 연령대나 거리, 관심사는 고려해도, ‘이상형의 외모’는 반영하질 못한다. ‘연애에서 외모는 예선전’이라는 우스갯소리가 괜히 나온 게 아닌데도 불구,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유형의 얼굴을 모아서 보여주지 못한다. 이로 인해 호감을 느낄만한 외모를 가진 5명의 사람을 찾으려다가 수천 명의 프로필을 모두 조회해야 하는 것은 다반사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데이팅닷에이아이는 사용자가 좋아하는 스타나 호감을 느꼈던 이성의 사진을 올리면 이와 유사한 얼굴을 가진 프로필을 보여준다.

데이팅닷에이아이의 창업자인 히스 아렌스(Heath Ahrens)는 “매력이 누군가를 평가하는 전부는 아니지만, 그 모든 것을 평가하기 위한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얼굴 검색 기능이 데이팅 앱의 기능 여부는 온전히 사용자의 선택에 달려있다”며 “‘금발을 좋아한다’ 혹은 ‘갈색빛이 도는 눈을 좋아한다’처럼 좀 더 원시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취향 기반으로 이상형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그림 2 ] 데이팅닷에이아이는 이상형의 얼굴 사진을 올리면 이와 비슷한 프로필 사진을 추천해준다 © dating.ai

넷플릭스(Netflix)가 사용자가 좋아한 영화를 기반으로 영화를 추천하듯이, 틴더와 같은 데이팅 앱도 사용자가 좌우로 스와이프하는 패턴을 학습해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프로필을 골라서 보여주는 데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틴더의 설립자인 션 라드(Sean Rad)은 인공지능은 잠재적으로 ‘스와이프’와 같은 사용자 제스처를 대체하고, 사용자의 관심사와 사용자가 호감을 보인 사용자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자동 매치를 제공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앞으로 5년 후, 틴더는 이렇게 될 겁니다. 어느 날 밤, 틴더가 사용자에게 팝업 메시지를 보냅니다. ‘가까운 거리에 당신이 호감을 느낄 수도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상대방 또한 당신을 매력적으로 느끼고 있어요. 내일 밤 그녀에겐 아무런 일정도 없습니다. 틴더는 두 사람이 라이브 밴드 연주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어때요? 라이브 밴드 연주 티켓을 구매할까요?’ 물론 다소 무섭게 느껴지는 시나리오처럼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틴더에는 인공지능 기반 매칭 기능이 도입되지는 않았다. 실효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한다면 퍼스털 데이트 어시스턴트인 버니 AI(Bernie AI) 사례에서 대신 찾아볼 수 있다.

2014년, 캐나다 밴쿠버의 한 술집에서 일어난 일이 발단이 됐다. 저스틴 롱(Justin Long)은 자신의 친구들이 밤새 틴더를 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몇 시간이나 자신의 마음에 드는 사람이면 오른쪽으로, 그렇지 않으면 왼쪽으로 스와이프를 하는 모습을 말이다. 롱은 이성적 호감이 없는 사람의 프로필을 옆으로 넘기느라 낭비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저스틴 롱은 3주 후 틴더박스(Tinderbox)라는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사용자를 맺어주고, 선톡 문구를 작성하려는 용도로 간단한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를 활용했다. 이후 저스틴 롱은 소프트웨어 마케팅 회사를 그만두고 딥러닝 수업을 들으며 앱 개발에 매진했다. 이윽고, 2016년 틴더박스의 차세대 버전인 버니 AI를 공개했다.

버니는 틴더나 해픈 이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학습한 뒤 900만 회의 행동(스와이프와 대화)과 10만 건의 매칭을 만들어냈다. 버니 AI 블로그에 따르면, 사용자는 인공지능이 만든 16만 4,000개의 행동 중에서 단지 225개만 되돌렸다(undo). 이는 99.86%의 정확도에 이른다. 하지만 이런 폭발적인 호응에도 불구, 버니 AI는 급작스럽게 모바일 앱 서비스를 중단했다. 사용자 상당수가 사용하는 온라인 데이팅 앱인 틴더가 버니 AI를 더는 원치 않았기에 자연스럽게 앱 서비스가 중단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드라마 <블랙미러:시스템의 연인(Hang the DJ)>에서는 아예 인공지능 시스템인 ‘코치(coach)’가 등장한다. 수많은 만남을 거듭하는 참가자의 반응을 학습하며 통찰력을 얻은 시스템은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최고의 배필을 맺어준다. 그날이 바로 페어링 데이(paring day)다. 진정한 짝을 찾을 때까지는 시스템이 맺어준 사람과의 데이트를 끊임없이 반복해야 한다.

물론 이런 코치 시스템은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다. 현실에서는 앞서 언급한 사례처럼 조금 더 단순하게 이성적인 호감을 느낄 가능성이 높은 상대를 찾아주는 수준이다. 물론 데이터를 학습한 자동화 알고리듬이 앞으로 사용자가 누구인지에 대해 더 잘 알아갈 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어떤 사람을 좋아할지에 대해서도 더 정확하게 추론해나갈 것임은 충분히 기대해볼 만한 대목이다.

[ 그림 3 ] 에이미와 프랭크가 시스템 ‘코치’를 통해 연애의 유효 기간을 확인하는 장면


인공지능 커플 매니저를 바라보는 상반된 시선

학연, 혈연, 지연을 동원하지 않아도 데이팅 서비스를 활용해 새로운 인연을 찾는 시대가 도래했다. 여기에 더불어 인공지능은 자신의 마음에 드는 이성을 찾는 시간이나 비용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도구라고 볼 수 있다. 오레곤 주립 대학(Oregon State University)의 로봇 공학 조교수인 헤더 나이트(Heather Knight)는 인간적 접촉 욕구를 신속하게 충족시켜준다는 점이 버니 AI와 같은 인공지능 매칭 서비스의 성공 요인이라 분석하기도 했다.

‘코치’를 통해 연인이 된 에이미와 프랭크가 나눈 대화에서도 매칭 알고리즘이 인간에게 주는 편리성을 엿볼 수 있다. “시스템이 생기기 전에는 힘들었겠어요. 자기가 스스로 알아서 사람을 사귀어야 하고, 짝을 찾아야 했잖아요. 게다가 관계가 나빠지면 헤어지는 것도 스스로 결정해야 했죠. 시작과 끝을 설계해주면 훨씬 간단한 일인걸.”

버니 AI의 창업자인 저스틴 롱은 자사가 보유한 것과 유사한 기술이 잠재적인 데이트 성공률을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틴더와 버니 AI와 같은 앱이 서로에게 이성적 호감이 있는 상대를 알려준다면, 새로운 이성을 만나지 못할 염려를 더는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롱은 “사람들은 보통의 방식처럼 누군가를 새로 소개받거나 새로운 만남을 목적으로 커뮤니티에 가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런 앱을 통해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 사람과 손쉽게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무한한 데이트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도 있다.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는 하지만 비용이 줄고 기회가 늘어난 만큼 상대에 대한 진정성을 믿기 어렵게 만드는 점도 있다. 완벽한 파트너 혹은 인생 동반자에 대한 믿음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대목이다. 나이트 교수는 “내게 호감을 표하는 사람들을 보며 아직 자신이 잘 나간다는 식으로 터무니없는 과대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며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나도 그 사람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진짜 인연’ 타령만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런 우려로 인해 매치매이킹 산업에서 인공지능이 설 자리가 없다는 점은 아니다. 인공지능은 서로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느낀 사람을 연결해주고, 이후 두 사람이 실제로 만나 자연스러운 인연을 이어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나이트 교수는 “과학기술을 이용해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실제 만남을 갖는다는 아이디어는 정말 멋지다”며 “비록 그 동기가 데이트에 목적이 있다고 할지라도, 분명한 것은 다른 영역에서도 비슷한 연결이 일어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데이트 정보가 해킹된다면?

온라인 생활이 확대되고 심화되면서 온라인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술은 점차 강력해지며 개인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위험성 또한 커지고 있다. 좀 더 정확한 매칭을 위해 앱 내 활동 로그(누구에게 호감을 표시했는지, 얼마나 많은 메시지를 주고받았는지, 어떤 메시지를 주고받았는지 등)뿐만 아니라, 화학적 신호 데이터까지 요구할 경우, 데이터 유출에 따른 피해는 더 커질 수 있음은 물론이다. 노래방 도우미 경력을 소문내겠다는 것을 빌미로 돈을 요구하거나 직장에서 난동 피우다 검거된 사건을 미루어볼 때, 데이팅 앱 내 활동 데이터를 볼모로 잡아 사회적인 평판을 망치겠다고 협박하는 사건이 생길 수 있음은 물론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에서는 데이팅 앱의 사용자 데이터 해킹 또는 매매로 인한 위험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약 800페이지가량의 사용자 보고서(리포터가 요청한 자신의 데이터)에는 페이스북에서 좋아한 정보, 인스타그램 사진 링크, 학력, 사용자가 매칭을 원하는 사람의 연령대, 매칭된 남성들과 나누었던 대화 내용 등이 포함돼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 위치, 관심사, 직장 등도 기꺼이 공개하고 있었다.

카네기 멜런 대학교(Carnegie Mellon University)의 알레산드로 아퀴스티(Alessandro Acquisti) 정보기술학과 교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데이팅 앱은 사용자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게 된다. 어느 시간대에 앱을 켜는지, 얼마나 앱을 많이 켜는지, 어떤 피부의 남자가 사용자를 좋아하는지, 사용자가 즐겨 쓰는 단어가 무엇인지, 다른 사람이 사용자의 사진을 스와이프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쏟는지 등에 대해서 말이다. 이런 정보는 데이팅 앱이 작동하게끔 만드는 원동력이다. 그리고 이런 소비자 데이터는 광고의 목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실제 일부 데이팅 앱의 개인정보보호 정책에 따르면, 사용자의 데이터는 ‘타깃 광고’에 사용될 수도 있음이 명시되고 있다. 아울러 이 정책은 ‘사용자의 개인정보, 또는 채팅, 통신 내용이 항상 안전하게 유지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데이팅 앱 개발사가 사용자 평판을 떨어뜨리려는 목적으로 데이터를 악용하는 건 아니더라도, 이런 데이터를 이용해 돈을 벌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담배를 좋아하는 남자들의 사진을 오른쪽으로 스와이프를 한다면,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 섹시함을 느낄 수도 있음을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 광고주는 누군가에게 섹시함을 느끼는 포인트를 발견하고 타깃 광고를 할 수 있음을 자연스럽게 추론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위험성을 우려한다면 애초에 온라인에 개인 정보를 올리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데이팅닷에이아이의 창업자 아렌스는 “누군가 자신을 검색하는 것이 싫다면, 온라인 플랫폼에 무엇인가를 남기는 것 자체가 썩 좋은 생각은 아니다”며 “스토킹에서 벗어나거나 법망을 피해 달아나야 하는 상황이라면,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은 기꺼이 자신의 개인정보를 데이팅 앱에 제공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아렌스는 “한 도시에 사는 모든 사람의 사진을 간추려가며 자신의 이상형을 찾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반면, 자신의 데이터를 기꺼이 제공하는 사람은 매우 적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자신이 원하는 사람과 데이트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팅 앱은 개인의 은밀한 사생활이 담긴 정보를 토대로 매칭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것을 수익화해 돈을 버는 것 또한 데이팅 앱이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도 이런 정보가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에 만전을 기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AI 데이팅 앱이 완벽한 짝을 찾아줄까?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는 서로에게 호감을 느낄 사람을 매칭해준다는 점에서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이점은 분명히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이 사용자가 좋아하는 얼굴형을 학습하고, 함께 있을 때 사용자가 편안하게 느끼는 성격과 밤새 끊임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을 추론해준다면, 사용자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완벽한 인생의 동반자나 천생연분을 찾을 가능성 또한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서비스가 사용자에 관해 지나치게 많은 걸 알아간다는 점은 유쾌하지 않을 수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 이런 데이터를 학습한 앱이 더 나은 데이트 기회를 제공한다면, 분명 가치가 있다.

하지만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일이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과연 데이팅 앱이 인공지능이라는 미래 기술의 수혜자가 될지는 의문이다. 인공지능이 우리 삶 전반에 걸쳐 그 영향력을 행사하더라도,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건 미스테리하면서도 마법과 같은 일로 남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여러 면을 고려했을 때 데이팅 앱은 인공지능과 결합하더라도 사용자에게 더 적합한 인연을 찾아주는 것까지 제 역할이 될 가능성이 크다. 상대방이 작성한 프로필이 실제와 같은지, 묘사한 대로의 성격이나 관심사를 갖추고 있는지 등은 실제로 만나봐야 알 수 있는 영역이다. 아무리 온라인에서는 대화가 잘 통한다 하더라도, 둘 사이의 ‘화학 반응’ 또한 만나봐야 알 수 있다. 새로운 사랑에 빠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사랑을 오랜 기간 유지하는 일이다. 이에 대처하는 서로의 ‘방어기제’가 서로 잘 맞는지 확인하는 것도 실제로 누군가와 데이트를 해봐야 하는 일이다.

“나를 더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날까요, 내가 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까요? 사실 나는 어떤 쪽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아무도 못 만나고 있어요”라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길 주저하는 사람에게 도서 <자존감 수업>의 저자인 윤홍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핵심을 전달한다. “일단 좀 만나서 고민을 해도 늦지 않다.” 어떤 스타일의 연애를 선호하는지 생각할 시간에, 연애를 직접 해보며 판단하는 게 더 낫다는 해석이라고 볼 수 있다. 우선 짝을 찾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은 것이 내 생애 한 명밖에 없는 천생연분을 찾을 가능성에 더 나아가는 일이다.


참고
[1] 도서 <우리는 꼬리치기 위해 탄생했다 : 아름다움이 욕망하는 것들>
이 글을 쓴 사람들
samantha.lee
이수경 | samantha.lee@kakaobrain.com
2016년 3월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이 펼치는 세기의 대결을 두 눈으로 목도한 이후 인공지능을 제대로 공부해봐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인공지능 본진이자 연구소인 카카오브레인으로 걸어들어온 이유죠. 인공지능 기술과 이로 인해 바뀔 미래 사회를 다루는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