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인터뷰
로보틱스 분야의
새로운 방향을 만듭니다
김태규 엔지니어

안녕하세요. 저는 카카오브레인의 로보틱스 엔지니어, 김태규입니다.


“로봇 만화를 보다가 로봇공학자가 됐습니다"

저는 전라남도 순천에서 태어났어요. tvN 금토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등장하는 해태(손호준)의 고향이기도 하죠. 여기서 초, 중학교를 마쳤습니다. 미국 유학길에 오르고자 학교를 자퇴한 건 고등학교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난 여름방학 때 일이에요. 로봇공학자가 되고 싶었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로봇 및 자동화 시스템에 큰 관심이 있었습니다. ‘녹색전차 해모수[1]’나 ‘로봇수사대 K캅스[2]’와 같은 만화 속 로봇이나 원격제어 캐릭터에 푹 빠져 살았어요. 특히 로봇수사대 K캅스 주인공인 최종일과 로봇형사 데커드와의 우연함 만남이 저에게 큰 자극이 됐습니다. 십수년이 흐른 지금도 경찰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기능만 내장돼 있던 데커드의 인공두뇌가 인간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는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만화영화를 통해 원격조종을 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겠다는 막연한 꿈을 키워가며 매년 학기 초 장래 희망란에는 ‘로봇공학자’를 기재해 넣었습니다. 그러다 교내에서 열린 로봇경진대회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전세계 로봇산업 시장 동향을 간접적으로 접하게 됐습니다. 미래 성장 동력이 있는 로봇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쌓고자 미국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미국에서 2년 동안 고등교육 과정을 마친 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드렉셀 대학교(Drexel University)에 입학했습니다. 여기서 기계공학 학·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한국에 돌아왔어요. 미국 취업을 하지 않고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더라고요. 사실 한국은 일본과 미국 다음으로 로봇 강대국으로 손꼽히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한국에서도 충분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겠다고 판단한 거죠.

그중 제가 눈여겨본 곳은 바로 로봇 청소기 제조업체인 ‘유진로봇’이었습니다. 약 30년의 전통을 이어온 유진로봇은 돈이 되지 않는다고 멸시받는 로봇산업에 관한 열정의 끈을 놓지 않고 버텨온 기업입니다. 여러 부분에서 배울 점이 많을 거라 판단했습니다. 아울러 대학교에서 휴머노이드 로봇과 같은 미래지향적인 로봇만 연구해 온 제게 로봇 청소기는 1인 1가구 로봇 시대에 이바지할 좋은 기회를 줄 거라 생각했어요. 여기서 3년간 전문연구요원으로 복무하며 이륜 로봇 청소기 개발에 매진했습니다.


“카카오브레인의 자율성과 유연성에 매혹됐어요”

카카오에서 근무하는 지인으로부터 조만간 인공지능 및 로보틱스 연구소가 설립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채용 절차 과정에서 카카오브레인 구성원과 함께 일하면 참 좋겠다는 인상을 강렬하게 받았습니다. 특히 자신이 원하는 연구 스타일이나 방향성을 존중한다는 ‘자율성’에서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고전적인 로보틱스 기술력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사고를 발휘할 수 있는 연구환경에도 매혹됐습니다.

사실 로보틱스 분야에선 인공지능이나 컴퓨터공학 기술력으로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로봇 분야에서 이동 경로 추적에 흔히 쓰이는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3] 기법 대신, 인공지능 및 고도화된 컴퓨터 공학 기법을 활용해 더욱 정교하고 센서의 특성을 극대화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해볼 수 있죠.

아울러 로보틱스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융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카카오브레인의 인공지능 기술력 및 여러 배경지식을 지닌 연구원들과의 교류를 통해 해결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저는 카카오브레인에서 드론을 연구합니다”

이렇게 카카오브레인에 무사히 안착한 저는 현재 로보틱스 관련 연구개발과 채용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한창 연구중인 프로젝트는 바로 드론입니다. 인공지능을 가미한 자율비행 드론을 연구하는 딥 드론(Deep Drone) 팀의 일원으로 말이죠. 현재 팀 전체가 제주도 카카오 본사에 내려와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정부로부터 허가받은 장소에서만 허가받은 규격의 무인기체를 띄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제약이 많습니다. 반면, 제주도는 상대적으로 비행이 허가된 장소에 대한 접근이 쉬우면서도, 개활지 및 단층 건물이 즐비해 안전하게 드론을 연구할 수 있는 최적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는 드론을 제품화하는 거예요. 물론 아직 갈 길은 멀고 멀죠. 현재는 드론에 탑재되는 다양한 센서들의 퓨전[4]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로봇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센서 조합방식인 칼만 필터(Kalman Filter)[5]는 특정 시스템에 국한된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저는 시스템에 독립적이며 다양한 외부요인(조도, 습도, 풍속 등)의 영향을 받지 않고도 센서 기능을 최대화할 방법을 찾고 있어요.


“사람의 손발이 되어주는 로봇의 상용화를 꿈꿉니다”

대학원에서 이족보행 로봇을 연구하고, 생애 첫 회사인 유진로봇에서 3년간 모바일 로봇을 개발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취미생활로 드론을 조립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드론을 경험해보니 사람들이 로봇을 인지하는 방식이 완전히 바뀔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단순히 수직 이착륙 비행이 가능한 로봇에서 벗어난,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친숙한 제품으로 말이죠. 이걸 구현하는 방법을 찾는 게 단기목표입니다. 더 나아가 일반인과 감성적으로, 물리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사회적 약자를 돕는 게 최종적인 꿈이죠.

현재 제가 몸담고 있는 카카오브레인에서는 고전적인 로보틱스 분야에서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던 연구를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해결해나가고 싶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외란[6]에도 자신의 자세와 위치를 정밀하게 제어하고 보정하는 비행 로봇도 개발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이 기술력을 표준화(Generalization)해 무인 지상 차량(Unmanned Ground Vehicle) 및 다관절형 로봇(Manipulator)에도 적용해보고자 합니다.



(2018년 4월 16일) 해당 인터뷰가 진행된 시점은 2018년 1월 말입니다. 현재 딥드론팀은 제주에서 연구를 마치고 카카오브레인 판교 연구소에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드론팀은 카카오 서비스 접목과는 별개로, 드론 제품 개발 및 로보틱스 연구 등 원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상용화 계획이나 시점은 아직 정해진 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연구원 개개인의 포부나 계획은 카카오브레인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
[1] 1997년 12월부터 1998년 6월까지 KBS 2TV에서 방영된 26부작 한국 만화영화
[2] 1996년 3월부터 1996년 6월까지 MBC에서 방영된 48부작 일본 만화영화
[3] 로봇에는 사람처럼 시각과 달팽이관과 같은 평행성을 감지할 수 있는 기관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센서들이 탑재돼 있다. 로봇은 이 센서를 활용해 가상의 맵을 그려나가면서 주행환경에서 자신이 어느 지점에 있는지 파악하고 목표 위치까지 도달하기 위한 최적의 경로 생성한다. SLAM은 이 전과정을 지칭한다.
[4] 센서 데이터를 혼합해서 필요로 하는 데이터 세트를 추출하는 방식. 예를 들어, 카메라(눈), IMU(달팽이관), 광류( 사물의 이동속도를 추정(눈))의 혼합해 주행거리 측정 정보(3차원 위치정보 및 방향 데이터)를 추출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하기도 한다.
[5] 현실 데이터의 잡음(노이즈)를 걸러내고 정확한 수치를 계산하는 통계기법
[6] 외부로부터의 영향
이 글을 쓴 사람들
bryan.robot
김태규 | bryan.robot@kakaobrain.com
어린 시절 공상만화영화 속 로봇을 보며 키워온 꿈인 로봇공학자를 실현하고자, 카카오브레인에서 AI 기반 자율주행 플랫폼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로보틱스 분야의 문제점을 인공지능으로 해결하는 과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보다 대중성이 있고 안전한 로봇을 개발하여 1가구 1로봇 세대를 이루는데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samantha.lee
이수경 | samantha.lee@kakaobrain.com
2016년 3월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이 펼치는 세기의 대결을 두 눈으로 목도한 이후 인공지능을 제대로 공부해봐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인공지능 본진이자 연구소인 카카오브레인으로 걸어들어온 이유죠. 인공지능 기술과 이로 인해 바뀔 미래 사회를 다루는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합니다.